바기오의 연평균 기온은 17.9도에 불과합니다.
바기오가 이렇게 맑고 시원한 날씨를 자랑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해발 고도 1500m의 고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지리산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낮은 기온 덕분에 바기오는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패딩과 털모자를 판매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뚜렷한 사계절을 가진 한국에서 여름과 겨울의 극단적인 날씨에 시달리다 보면 시원하고 따뜻한 가을과 봄을 간절히 기다리게 되는데, 바기오에서는 일 년 내내 한국에서 바라던 이상적인 날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화창한 바기오 날씨에도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우기 시즌입니다. 바기오의 날씨는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데, 우기에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릴 때는 옆 사람의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는 마치 하늘에서 거대한 바가지로 물을 쏟아붓는 것 같습니다. 비의 양뿐만 아니라 그 굵기까지 상당히 굵습니다. 게다가 우기철에는 거의 매일 비가 쏟아지기 때문에 우기철 시민들은 큰 고통을 겪습니다. 한국의 장마는 필리핀의 우기와 비교하면 애교 수준에 불과하여, 한국인이 우기 시즌에 바기오를 방문하면 큰 충격을 받습니다. 바기오의 연평균 강우량은 3148mm이며, 우기 시즌은 6월에서 10월까지입니다. 하지만 최근 기상 이변으로 인해 4월부터 비가 시작되어 시민들의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시민들의 입장이며, 어학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는 주말을 제외하곤 큰 불편이 없습니다. 다만, 바기오의 맑은 하늘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아래 표는 바기오의 평균 강우량을 나타냅니다. 5월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8월에 최대 강수량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기상 이변으로 올해는 4월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4월부터 외출할 때 우산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비가 내릴 때는 매우 어두운 먹구름들이 바기오 지역을 서서히 덮어가는데, 먹구름이 덮이지 않은 곳에서 먹구름에 덮인 지역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물론 몇 분 뒤면 같은 신세가 되지만요.
우기의 유일한 장점은 날씨가 시원해진다는 것입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 실내가 시원해져서 공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비 오는 날, 이어폰을 꽂고 공부하면 더욱 집중이 잘 됩니다.
정리하자면, 우기를 제외하고 바기오의 날씨는 사실상 완벽에 가깝습니다. 화창한 날씨 덕분에 필리핀의 부족한 도시 시설 속에서도 기분 좋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쾌적한 날씨가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바기오에 살면서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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